세월(歲月) 세월(歲月) 산도 옛 산이 아니고 들도 옛 들이 아니네. 사시사철 맑은 물 흐르던 개울 꼭 가뭄 탓만은 아닌 듯싶게 잔뜩 메말라 있고 내 살았던 옛 집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이 사라지고 보이질 않네. 집 앞 마당 한 켠에 서 있던 커다랗던 대추나무 흘러온 세월이 힘에 겨워 목숨을 다 한 것..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10.04
산(山) 산 (山) 산의 높고 낮음은 올라가봐야 안다. 밑에서 올려다보며 마음대로 이러쿵 저러쿵 해봐야 산의 진짜 높음은 결코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산에 다 올랐다고 교만할 일도 또 아니다. 산에 올라 내려다 보거나 멀리 본다고 해서 다 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니 보이는 것이 절대 다가 ..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10.03
삶- 풍경(風景) 삶-풍경(風景) 테레비에서는 걸그룹들이 떼로 모여 춤을 추고 있다 허벅지를 다 들어낸 채로 온갖 섹시한 표정, 몸짓을 있는대로 다 지으면서 환자용 침대에는 늙어 병든 노모가 그냥 누워계시다 하염없이 하루하루가 다르게 죽음을 가까이 맞이하고 있는 모습으로 나는 테레비도 보는 ..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09.27
꿈 꿈 요 며칠 꿈자리가 계속 뒤숭숭하더니 안 좋은 일이 자꾸 일어났다. 나이가 들면 안 좋은 꿈은 꼭 맞는다고 하더니. 지난 토요일 도서관 갔다 오는 길에는 아직 10대일 남녀 한 쌍이 내 앞길을 비켜주지 않고 그냥 지나가다가 나하고 부딛쳐 손주뻘인 어린 아이하고 한바탕했는데, 그제..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08.27
단상(斷想) 단상(斷想) 도서관엘 오면 늘 기가 죽는다 그것도 아주 많이많이. 내가 쓴 책은 단 한 권도 없는데 너무 많은 책들이 있어서 기가 죽고, 내가 알고자 하는 것들을 나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것들을 책으로 써 논 많은 사람들 때문에 기가 죽는다. 음악, 미술, 한시, 역사, 경제등 내가 관심을 가..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07.03
할 수 없지 뭐. 할 수 없지 뭐 네가 나보다 키가 커서 우쭐해진다고? 할 수 없지 뭐. 네가 나보다 잘 생겨서 우쭐해진다고? 할 수 없지 뭐. 네가 나보다 잘 사는 집이어서, 부모 잘 만나서 우쭐해진다고? 할 수 없지 뭐. 네가 나보다 머리가 좋아서, 공부를 잘 해서, 좋은 학교 다녀서 우쭐해진다고? 할 수 없..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07.01
봄맞이 봄맞이 아직은 창문을 꽁꽁 닫아놓고 있는데 커튼마저도 쳐놓고 잠자고 있는데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문 틈새로 들어오는 아침공기가 상쾌하다. 창밖으로 보이는 수양버들 이제서야 조금씩 연둣빛 옷을 조금씩 입기 시작했고 가장 먼저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목련 꽃망울을 터뜨..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03.22
아내의 명예퇴직 아내의 명예퇴직 35년에서 한 달이 모자랐다 아내의 교직 생활 20대 중반 꽃답던 나이 어느덧 환갑이다. 허울뿐인 남편인 나하고 늦은 나이에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고 살아온지도 어느덧 30여년 늦동이로 본 간난쟁이던 외아들이 자기 가정을 꾸려 홀로서기를 시작한 만큼 세월이 훌쩍 흘..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02.14
세마리 토끼 세마리 토끼 다 잡을 수 있을까? 그림 그리는데 서너 시간 책 읽고 블로그 정리하는데 서너 시간 그리고 글 쓰는데 또 두 세시간 합이 대충 열시간에서 열한시간 더 이상은 눈이 피곤해 하고 싶어도 도저히 할 수 없어 못하고, 거의 매일 이리 보내는데 과연 잡을 수 있을까? 세마리 토끼. ..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02.12
삶 삶 내가 가고 싶었던 길을 걸어 온 친구가 내게 말했다. "내 길은 자네 같은 친구가 갔어야 했는데..." 그래서 내가 말했다. "이보게 친구! 세상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젊어서부터 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아마도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을걸세. 그러니, 늦게라도 그리 살고 있으..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