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꽃 그 누가 시든 꽃을 좋아하랴 지난 날 화려했던 시절을 추억하며 안타까워 해주랴 그저 저 꽃 이제 시들었네 그러면서 무심히 보아 넘기고 말 것을 늙은이를 누가 좋아하랴 지난 날 무엇을 했건 어떻게 살아왔건 보이는 건 이제 죽음의 문턱을 향해 한 발자욱씩 걸어가고 있는 그저 늙고..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6.02.20
내 나이 예순 일곱 내 나이 예순 일곱 서서 그림을 그리면 무릎이 아프고 앉아서 그림을 그리면 허리가 아프다 그리기 세시간을 넘기면 눈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편한 자세로 누워 글이랍시고 좀 쓰고 있노라면 손가락 마디 마디가 저려 오기 시작한다. 다 아직은 견딜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심해지겠지..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6.02.20
[건널목에서] 건널목에서 파란 불이다 아직 건널목에 채 못 갔는데 순간 뛸까 싶었다 이내 그만 두었다 다음 신호를 기다리는게 더 나을 것 같아서 뛸 수는 있지만 잃는 게 더 많을 것 같아서 아차하면 넘어질 수도 있을 것이고 심장에 무리도 갈 것 같아서 그 길을 내가 뛰기를 포기한 건널목 길을 한 ..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6.01.31
어천에게 일어났는가? 나도 이제서야. 늦게 자니 늦게 깨지네 그랴. 맥베스 영화 보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잠든 게 한 시쯤. 원어로 들어보려고 애쓰는데 무리더구먼.ㅠㅠ. 지금부터 글 쓰기 시작하려고 하네. 자네한테 이 글 써서 보내고 난 뒤에^^. 한 3시간 가능할 지. 요즈음은 글 쓰기 시간을 늘렸..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6.01.28
여동생 집 고양이 여동생 집 고양이 하루종일 아무 것도 안 한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는 일만 한다 매일매일 그리 살고 있다. 대신 목에 줄이 걸려있다 아마 죽을 때까지 그럴 것이다 주인인 여동생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 한 이 고양이 행복할까? 만약 목에 줄이 풀리면 그래서 자유로운 몸이 ..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11.22
경계인 (境界人) 경계인 1. 아직은 싫다 경노석 결국은 가야 되겠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마음이다. 나보다 삶의 선배인 분들이많아 조심스러워서이기도 하지만 그 분들의 나보다 늙어보이는 모습에서 살아 갈 날이 나보다 많아 안 남았을 것으로 보이는 그런 모습에서 머지 않은 날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11.22
날씨 궂음 날씨 궂음 내 어릴 적 날씨가 궂은 날이면 할머니는 늘 그러셨다 온 몸이 다 쑤시고 아프다고 그때 난 할머니의 그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 못했다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러나 이제는 안다 저절로 내 나이 할머니 나이만큼 되어보니 그냥 궂은 날씨가 없으면 안 되겠지 그래야 비..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11.10
마주 보는 눈 마주 보는 눈 나는 그대의 젊음을 보고 그대는 나의 늙음만을 볼 것이다. 나는 그대의 젊음을 보며 그대가 앞으로 살아 갈 날의 모습도 같이 그려보지만 그대는 나의 늙음만을 보는 것일 것이다, 오로지. 내가 살아 온 지난 나날들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그대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11.01
상처(傷處) 상처(傷處) 그대 받기만 했을까 준 적은 없을까 아마 있을 것이다 단지 모르고 있을 뿐 기억이 나지 않을 뿐 그러니 상처 받았다고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아라 사람들은 상처를 서로 주고 받으며 그리 살아가게 되어 있는 것 상처를 받았을 때는 주었을 때를 생각하면 나는 모르고 있지만 ..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10.17
무 무 신문에 난 100세 장수하는 할아버지 장수 비결에 소고기를 넣은 무국을 많이 드신다고. 이 말을 들은 아내 나 신문을 보다가 잠든 사이 간밤에 책 읽고 '노인과 바다' 영화 보다가 늦잠 잔 탓에 피곤에 지쳐 잠든 사이 무국을 끓이고 있었나보다. 곤하게 한 잠 다시 자고 난 뒤 깨어보니 .. [斷想, 閑談]/<단상, 한담> 201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