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단상, 한담> 127

삶 장면 1 (옛날-어릴 적) 저어기 아득하게 멀리도 바라 보이는 60년 전 세월 속에 한 여인이 걸어오고 있다. 아직 30이 채 안 되어 보이는 젊은 여인. 그녀 양쪽엔 아이들 하나씩 매달리듯 붙어 있고 머리엔 커다란 보퉁이 올라있다. 등에도 아이 하나 업혀 있는 모습이다. 그녀 바른 손엔 어린 계집아이 하나 매달리듯 잡혀있고, 왼손은 머리에 인 무거운 보퉁이를 행여 떨어뜨릴세라 꽉 잡고 있다. 계집 아이보다 조금은 커 보이는 사내 아이는 잡을 손이 없어 여인의 치마 자락을 놓치면 큰일 날세라 부여잡듯이 잡고 있고 등에 업혀 있는 아이는 마냥 잠들어 있다. 행여 여인을 놓칠세라 힘겹게 따라 걷고 있는 여인의 아들, 딸일 아이들 머리를 짓누르고 있는 보퉁이가 주는 목이 끊어질 듯 아픈 엄마의 고통은 알 ..

할아버지와 손녀

할아버지와 손녀 아내를 출근시켜 주는 이른 시간 아파트가 있는 동네 길가에 할아버지와 소녀가 매일 나와 있다. 두손을 꼬옥 잡고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는가 보다. 소녀의 엄마는 아마 직장에 다니나 보다 할아버지가 대신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니 소녀는 친 손녀일까 외손녀일까 아마 십중팔구는 외손녀일 것이다 엄마들은 시댁에 자식들을 맡기고 싶어하지 않는단다 시어머니들도 친 손주보단 외손주가 더 좋단다 내 배 아파 낳은 내 새끼가 난 낳은 새끼인 외손주가 금쪽같이 길러낸 내 아들 뺏어간 며느리가 미워서 그 며느리가 낳은 친 손주보다 더 좋단다 며느리들은 내 남편을 낳아 준 시어머니보다 자기를 낳아 준 친정 엄마가 더 마음이 편하단다 저도 제 아들 낳아 뼈빠지게 뒷바라지 해 키우고 나면 남의 집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