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閑談] 127

어떤 추억

어떤 추억 내 네다섯 살 어릴 적 산골 고향 살던 시절 할아버지 내가 울면 큰 칼 찬 왜놈 순사 온다고 그러시면서 그만 뚝 그치라고 그러셨다 난 할아버지의 그 말이 무서워 울던 울음 뚝 그쳤다 단 한 번도 못 본 왜놈 순사가 무서워서 할아버지, 일본놈들 패망해 자기 나라로 쫒겨간 뒤 10여 년이 지난 시절이었는데도 왜놈 순사는 아직도 할아버지에겐 손자 울음을 그치게 하는 약이 된다고 생각하셨나보다. 왜놈들의 수탈이 얼마나 심했으면 그래서 동네에 나타나는 순사가 얼마나 무섭고 증오스러웠으면 그 왜놈들 구경도 못 해보고 태어난 어린 손자 울음을 그치게 하는 약으로 쓰셨을까? 얼마나 무섭고 증오스러우셨으면... 2019. 1. 27. 할아버지 돌아가신 뒤 50년 여가 되어가는 내 나이 70이 된 1월 아침에

어느 지공거사(地空居士)의 넋두리

" 어느 지공거사(地空居士)의 넋두리" 지하철 타는 게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공짜로 탈 수 있는 자격이 생긴 2년 전 이후로 처음. 그동안 별로 탈 기회가 많지는 않았지만 공짜라 기분좋게 탔었는데 매스컴 보도에 따르면, 지하철 적자 누적 요인이 무임승차 노인들이 많은 때문이라고 하고 이런 기사 댓글에, 돈을 내고 타는 이들이 우리 무임승차 노인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이다. 그림 그리고 글, 글씨 쓰는 생활인지라 집에서 주로 지내는 나날인데다가 선천적으로 밖으로 나다니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기도 해서 전시회를 보거나 그림 재료 떨어졌을 때 외에는 잘 나가지도 않고 나가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어 아무리 많아봤자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거의 반나절이 소요되는 인사동까지 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