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55

2015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시 당선작] 이현정 - 누에의 잠

2015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시 당선작] 이현정 누에의 잠 칸칸의 방에 무릎을 접고 잠 든 하얀 누에고치 오래 전 저 무릎에서는 한철 내내 누에가 자랐다 옆에서 자는 날이면 밤새 뽕잎 갉아먹는 소리가 들렸다 방을 바꾸며 마디를 키워가는 누에들 궁금한 것이 많은 어린 것들은 강물소리를..

[2015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김관용- 선수들

[2015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김관용 선수들 전성기를 지난 저녁이 엘피판처럼 튄다 도착해보면 인저리타임 목공소를 지나 동사무소, 골목은 늘 복사된다 어둑해지는 판화 속에서 옆집이라는 이름을 골라낸다 옆집하고 발음하면 창문을 연기하는 배우 같다 보험하는 옛애인이 전..

[201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박복영- 갈매새, 번지점프를 하다

[2015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박복영 갈매새, 번지점프를 하다 아찔한 둥지난간에 올라 선 아직 어린 갈매새는 주저하지않았다. 굉음처럼 절벽에 부딪쳐 일어서는 파도의 울부짖음을 두어번의 날갯짓으로 페이지를 넘기고 어미가 날아간 허공을 응시하며 뛰어내린 순간, 쏴아, 날..

2015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김겨리- 분홍잠

2015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김겨리 분홍잠  고수레로 남겨 둔 홍시의 밀린 잠이 붉은 저녁이다  마당을 쓸던 노인이 허리를 굽히자 짧은 옷단 아래로 살짝 드러나는 등골,  그 깊은 계곡까지 노을이 들었다  무너지는 한쪽 벽에 봉창 달빛을 빚어 얽는 거미가  바람이 들지 ..

2015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박예신- 새벽낚시

2015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박예신 새벽낚시 물상들이 번져가는 어슬한 하늘 움켜쥔 새벽. 틈으로 푸른빛 스치더니 이내 어둠은 바다를 기억으로 길게 풀어놓는다. 꽤 괜찮은 미끼를 산 낚시꾼이라면 으레 찾는 그 곳. 긴 장대 쥔 어둑한 손들이 끊임없이 베어대는 채찍소리. 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