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으로 희생된 가족의 시신을 확인하고 울고 있는 여인들. 칼 마이던스 미국 기자의 사진을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2019년 '라이프 타임'지와 협의해 책으로 엮어 공개했다. 여수·순천(여순)과 제주. 모두 남쪽에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다. 남해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지만 별다른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다. 이 두 지역은 한국현대사에 아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두 지역의 대표적 비극인 제주의 4·3과 ‘여순사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애국병사 여러분! 우리가 총부리를 같은 형제인 제주도민에게 겨뤄서야 되겠습니까? 우리는 동족상잔과 제주도 출병을 결사반대해야 합니다.” 1948년 10월 19일 밤, 제주도 출병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여수 14연대 병사들은 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