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3부두 - 김준태 부산항 3부두 김준태 예나 다름없이 샛푸르다 45년 만에 찾은 부산항 제3부두 1964년부터 1973년까지였지 31만 2,853명 청룡맹호백마부대 병사들은 남십자성 멀고 먼 베트남 전쟁터로 떠났지 미안한 마음도 모르고 미안한 생각도 없이 온 나라가 땅굴로 뚫린 지뢰밭뿐인 나라로 그 시절 돌아..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6.02.16
30년 전-1959년 겨울 - 서정춘 30년 전-1959년 겨울 ―서정춘(1941∼ ) 어리고, 배고픈 자식이 고향을 떴다 아가, 애비 말 잊지 마라 가서 배불리 먹고 사는 곳 그곳이 고향이란다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다면, 누구든 이 시를 만날 수 있다. 서정춘 시인의 이 작품은 그곳 스크린도어에 적혀 있다. 그런..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6.02.11
조용한 일 - 김사인 조용한 일 -김사인(1955~)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삶의 정지 상태에서도 무엇인가 벌어..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6.02.01
황인숙, 「폭우」 황인숙 「폭우」 여름 한낮의 복판을 질주하여 폭우가 쏟아진다. 나무들이 서슬 푸르게 폭우의 질주를 들려준다. 천둥이 울린다. 이웃 아이들이 신나라 소리친다. 빠방! 꽈광! 빠방! 덩달아 컹컹! 개가 짖는다. 목소리가 굵다. 덩치 큰 검은 개일 것이다. 빠방! 꽈광! 빠방! 아이들이 소리지..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6.01.30
최승자, 「나의 시가 되고 싶지 않은 나의 시」 최승자 「나의 시가 되고 싶지 않은 나의 시」 움직이고 싶어 큰 걸음으로 걷고 싶어 뛰고 싶어 날고 싶어 깨고 싶어 부수고 싶어 울부짖고 싶어 비명을 지르며 까무러치고 싶어 까무러쳤다 십년 후에 깨어나고 싶어 시_ 최승자 – 1952년 충남 연기 출생. 시집 『이 時代의 사랑』『즐..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6.01.28
천상병, 「새」 천상병 「새」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6.01.28
서영처, 「달밤」 서영처 「달밤」 저렇게 외로운 높이에 걸린 등을 본 적 있소? 부재중인 한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시_ 서영처 - 서영처는 1964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2003년 계간 『문학/판』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 『피아노악어』 『말뚝에 묶인 피아노』 등이 있다. 낭송_ 최광덕 - 배..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6.01.26
김종해, 「봄꿈을 보며」 김종해 「봄꿈을 보며」 만약에 말이지요, 저의 임종 때, 사람 살아가는 세상의 열두 달 가운데 어느 달이 가장 마음에 들더냐 하느님께서 하문하신다면요, 저는 이월이요, 라고 서슴지 않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눈바람이 매운 이월이 끝나면, 바로 언덕 너머 꽃 피는 봄이 거기 있기 .. ♣ 문학(文學) 마당 ♣/- 우리 현대시 2016.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