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도서관 ♣/- 문학(文學) 264

[우리 역사소설]강화도-심행일기/송호근

[소감] 현직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이면서 명칼럼니스트로 인지하고 있는 송호근 교수가 쓴 역사소설. 일본과 체결한 강화도 조약(1876년)의 조선 측 대표이던 신헌 선생이 쓴 심행일기를 바탕으로 하여 픽션을 약간 가미했다. 조선이 서서히 망국의 길로 들어서는 과정을 보여주어 현재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작품 속의 주인공은 당연히 신헌 선생이다. 다산선생의 제자이기도 한 선생은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의 권력다툼 속에서 무관 출신 할아버지의 음덕을 입어 관직의 길로 들어서지만-풍양 조씨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나온다- 헌종에게 사제 약을 조제해 들인 죄를 물어 10년간의 유배생활를 하기도 하면서 조선이 서서히 망해가는 과정을 직접 겪게 된다. 그중 강화도에서 일본과 조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상세히 기록해 놓은..

[삼국지, 수호지에 대한 부정적 비평서]쌍전-삼국지와 수호전은 어떻게 동양을 지배했는가.

쌍전(인문에세이 2):저자 류짜이푸 | 역자 임태홍 | 글항아리 | 2012.4.10. [소감] 성인이면 누구나 한 번은 읽어보았을 중국 4대 기서 중 '수호지'와 '삼국지'를 아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 비평서. 그저 재미있게만 읽은 책들인데 이런 혹독한 비평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읽는 내내 신기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점이 많았다. 수호지의 무송과 이규로 대표되는 인물들이 살인을 아주 가볍게 저지르는 인명 경시 내용,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들의 권모술수, 두 책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여성 경시 풍조 등 현실 기준으로 볼 때 부정적인 내용이 너무 많다는 점과 이에 따른 해악이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타당한 의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연애소설(?)이라고 기억하고 있는 '..

[우리 단편소설집]국화 밑에서 -최일남

[소감] 이 작품집을 낸 최일남 선생은 1932년생이니까 올해 86 세시다. 주로 언론계에 계시면서 작품활동을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젊은 시절 읽어본 선생의 작품은 토속적이고 구수했던 내용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86세에 또 작품집을 내시다니. 이 연세에 건강하셔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래서 읽어보고 싶었다. 어떤 내용의 글들은 쓰셨을까 궁금해서. 작품 내용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산문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소재는 역시 살아갈 날이 많이 안 남은 세대들이 공통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죽음이라든가 지난 날들의 추억담. 그런데 내용보다는 선생의 박식함과 우리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신 것에 경탄하면서 읽었다. 웬 듣지도 보지도 못한 우리말이 이리 많은지. 한 가지 아쉬운 건..

[우리 장편 추리소설]기적- 김영임

[줄거리] 오지마을에서 홀로 살던 한 할머니(정순)가 죽었다. 현장 상황으로 봐선 타살이다. 두 명의 형사가 범인을 잡기 위하여 마을 사람들,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사람들 중심으로 살해자를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이 할머니의 가족사가 드러나고 법인은 친자식이 아닌 둘째 아들(성철)인 걸로 경찰, 이장 모두 그렇게 알지만 실제로는 자살이다. 치매증세가 와서 친한 친구도 못 알아볼 정도가 되어 친구, 동네 사람들, 그리고 자식들한테 누가 될까 싶어 농약을 마신 건데 양이 적어 고통받고 있는 걸 때마침 찾아온 친구(필자)가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칼로 복부를 찌른 것이다. 병원으로 데리고 가 살려놨자 더 힘든 고통이 뒤따르리라는 걸 알기에 친구를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자기도 그리 머지않아 뒤따라가게 될 것임..

[우리 장편소설]대적 -권오단

대적 저자 권오단 | 나남 | 2012.8.5. [소감] 고전소설 '허균의 홍길동전'을 기본 자료로 삼아 쓴 소설. 원전을 읽어보지 않은 탓에 어디까지가 같은 내용인 줄 알 수 없어 홍길동전 해설 자료를검색해보니 내용이 많이 다르다. 출생 내력만 같은 외에는 작가의 창작적 요소가 많은 것 같다. 홍길동도 역사상 실존 인물이라고 하는데 이 작품에도 실존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이야기는 폭군으로 일컬어진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전개되는데 첩의 자식으로 태어나 자식, 형제로 인정 못받는 길동이 여의치 않게 살인을 저지르고 산적이 되면서 점차 세를 키워 전국을 아우르는 대도로 성장하게 되는데 부하 두목들이 학정에 고통받는 백성들을 구원하기 위한 거사를 도모하자는 건의를 고민끝에 받아들여 나라를 뒤엎을 생각..

[우리 장편소설]꽃의 나라 -한창훈

[소감] 내가 한창훈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KBS 라디오 독서실을 통해서이다. "아버지와 아들'이란 작품이었는데 나는 전혀 아는게 없는 어촌을 배경으로 하여 부자간의 정을 따뜻하게 묘사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후 "해는 뜨고 해는 지고"[ttps://www.youtube.com/embed/31ZbOoQbE9A]라는 작품을 다시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전작보다 감동은 덜한 편이었다. 이렇게 작가에 대하여 기억하던 중 노환중인 모친 간병 때문에 간 여동생이 사는 동네 헌책방에서 한 작가의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책 제목만 봐서는 내용을 알 수 없었지만 어떤 내용의 작품일까 싶어 "미실"등 몇 권과 함께 사 들고 왔는데 읽은 것은 "미실"이 먼저였다. 드라마는 안 봤지만 선덕여왕이란 드라마에서 고현..

[우리 장편소설]한 명 - 김숨

한 명:저자 김숨 | 현대문학 | 2016.8.5. [소감]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진 분 중 마지막 한 분이 죽음을 앞두고 있는 시점을 설정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 한 분이 화자가 되어, 위안부로 끌려갔던 분들의 아픈 삶을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쓰였다. 본인 한 명의 회상기 형식이지만, 끌려갔던 모든 분들을 대변하는 내용이다. 소설 형식이지만 문장마다 위안부 관련 각종 자료에 나타나 있는 피해 할머니들이 직접 말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어 사실상 논픽션에 가까운 작품인데 비록 짦은 문장이지만 할머니들이 직접 한 그 말속에 그분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스러웠을 삶이 뼈에 사무치게 와닿는다. 20만 명이 끌려가 겨우 2만 명이 살아 돌아왔고 이중에 280여..

[우리 장편소설] 남한산성- 김훈

남한산성 저자 김훈 | 학고재 | 2007.4.14. [소감]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를 읽고 글쓰는 스타일에 매료되면서 작가가 쓴 작품 찾아읽기의 일환으로 오랜만에 헌책방에 들러 구입해 읽은 책. 앞서 읽은 '현의 노래'도 같은 헌책방에서 구입해 읽었으니' 김훈 작가 덕분에 71년 대학 1학년 20초반 시절에 청계천 헌책방을 뒤지고 다니던 추억을 새삼 곱씹어 보게도 되었다.^^. 이젠 기왕에 구입했던 책들도 거의 다 고물상으로 보내고, 동기 재직중인 대학 북카페에 기증하고 동네 도서관에서 희망도서를 신청하여 읽는 것으로 만족하고 지내고 있는 터인데. 이 작품은 작가가 책 서두에 언급했듯이 픽션이다. 배경이 역사적 사실인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으로 피난갔던 인조와 대신들 그리고 민초가 얽힌 이야기여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