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도서관 ♣/- 문학(文學) 269

[우리 장편소설]불타는 섬:양영수

(2014년 제2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소감] 어떤 문학 작품을 읽을까 고심하다가 1회 수상작인 '검은 모래'를 감명 깊게 읽은 경험이 있어, 수상작 중 4.3 민중항쟁을 소재로 한 작품인 걸 확인하고 읽기를 선택한 작품. 작품성 면에서는 실망스러웠으나 우리 역사에 실재했던 사건을 다룬 작품인데다가 좌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 시각-양비론적 시각-에서 4.3사건을 조망한 점에 주목하고 읽어냈다. 인내심을 가지고서. 아마 공모 수상작도 아니고 소재도 허구였다면 중간에 읽기를 중단했을 것이다. 이 작품과 경합했다는 '가토의 검'이란 작품을 그리했으니까. 주된 이유는 등장 인물의 입체감이 부족했고 대화체로 써야 좋았을 부분까지 서술로 표현한 지나친 서술 구조라서 읽기가 많이 불편해서였..

[우리 장편소설 -제4회 법계문학상 수상작]블루 마운틴:강영애

블루마운틴:저자 강영애[소감] 이런 류의 작품을 구도(求道)소설이라고 하나? 언젠가 본 기억이 있어 검색해봤으나 용어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나무위키에 "구도-진리나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정진하는 것"이라고 정의된 게 전부다. 아무튼 작품 내용은 각자 다른 이유로 속세에서 상처 입은 세 사람-지선, 순조, 소봉준-을 통해 불교의 진리를 설파하는 내용이로 읽혔다. 우리가 모두 다 부처라는. * 지선은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고 채무자를 찾으러 아픈 자신까지 모르쇠로 중국으로 가 소식이 끊기자 이에 상처입고 거의 죽음에 이른 몸으로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백운사로 찾아온 공양보살이고, 순조는 화가이면서 화랑을 경영하는 여성인데 자기가 짝사랑하는 촉망받던 화가가 모든 걸 다 버리고 출가하자 -도혜라는 법명- 이 스..

[우리 장편소설] 엄마의 목각인형 - 이건영

엄마의 목각 인형 : 이건영 [소감] 70년대 유신독재 시절을 나하고 똑같이 보낸 세대지만 현실에 순응한 삶을 산 것이 아닌 유신독재에 저항하는 운동을 했던 삶을 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 주인공이나 다름 없는 동규란 인물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그의 의붓딸이 -은하라는 이름-양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30여 년 전 유신독재 시절인 70년대로 돌아가 이야기가 전개되는 형식. 현재는 10년 전인 2007년이다. 이 작품을 쓴 작가는 내가 고등학생이던 60년대 중반에 '회전목마'란 작품으로 크게 주목받았던 분이다. 내 기억으론 서울공대생이었는데 장편소설에 공모해서 당선된 거였다. 문과대생도 아닌 공대생 더구나 그 들어가기 어렵다는 서울대 중 공과대생. 이후 행적이 궁금하여 검색을 한 적이 있었는데 ..

[베트남 장편소설] 시인, 강을 건너다 : 호앙 밍 뜨엉

시인, 강을 건너다(비판세계문학 1) 저자 호앙 밍 뜨엉 | 역자 배양수 [소감]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외침을 많이 받은 비극의 나라 베트남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란 소개에 끌려 읽기를 선택한 작품. 비극의 땅 베트남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의 삶이 어떠했는가를 이 작품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였다. 중국 왕조가 바뀔 때마다-몽골 포함- 침략을 당했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프랑스, 일본의 식민지 그리고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겨 통일을 이룬 나라. 그 과정에서 보통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들었을지는 절로 짐작할 수가 있다. 내가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일본에 의한 식민통치, 이후 남북 간의 내전을 겪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피해를 겪었는가를 책을 통해서 잘 알고 있기에. 이 ..

[우리 대하소설] 태백산맥 - 조정래

태백산맥 (전10권):조정래 [소감]이 작품에 대한 내 기억은 조정래 작가가 검찰에 끌려가는 등 필화를 겪은 것을 매스컴에서 본 게 먼저다. 책의 초판 출간 연도를 보니 1986년이니 그 이전 어느 해일 것이다. 내 나이 30 중반일 때. 그 뒤로 70이 된 지금에서야 겨우 읽어냈으니 늦어도 한참 늦었다. 열흘 이상을 들여 힘겹게 읽어내면서 읽는 내내 내내 글을 쓴 작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했다. 작품은 해방 후부터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까지를 벌교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엮어냈는데 기본적으로 좌익활동을 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때문에 일제 강점기와 그 이전의 조선조에서 호의호식하며 지냈을 친일 인사와 그 후손의 입장에서는 읽어내기 불편한 작품이다. 이들은 일부 양식 있는 인..

[일본- 오키나와 문학]오키나와 문학 선집 - 야마시로 세이츄 외

오키나와 문학 선집 - 저자야마시로 세이츄 외 [소감] 제국일본은 태평양 전쟁 중 오키나와 전투-1945년 3월 말부터 6월말 무렵까지 오키나와에서 벌어진 미일 최후의 전투-에서 민간인까지 죽음에 이르게 했다. 일본군에 의한 주민학살이나 집단자결이 자행되어 10만 명 이상의 주민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비극의 땅에 관심을 갖게 되어 관련 문학 작품을 읽어보게 되었다. 오키나와는 에도막부 시절이던 1609년에 사쓰마번 군에 의해 점령당한 뒤 1879년에는 일본에 복속되어 오키나와 현이 설치되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난 후 미국은 오키나와를 실질적으로 통치하다가 1972년 일본에 반환했으나 광범한 지역에 설치된 미군 기지가 여전히 주둔하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은 일본에 복속되고 미국에 점령당한 ..

[베트남 중편소설] 끝 없는 벌판: 응웬옥뜨

끝없는 벌판:응웬옥뜨/역자: 하재홍 [소감] 나의 베트남에 대한 역사나 문학에 대한 관심은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지금은 거의 없지만, 한때는 우리나라 작가가 쓴 베트남에 관한 문학 작품이나 영화도 꽤 많이 나왔었다. 그러나 베트남 작가가 직접 쓴 문학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베트남어 전공자 부족에 따른 번역의 어려움이나 출판사의 수익성 문제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도 전쟁의 슬픔(아시아 문학선 1), "그대 아직 살아 있다면" 이란 작품을 접했었다. 이후론 베트남 작가가 쓴 작품을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다보니 위 작품보다 먼저 단편집이 나와 있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작품도. 베트남은 우리나라..

[우리 장편소설] 8월의 화염:변정욱

8월의 화염:저자 변정욱 [소감] 1974년 8월 15일 -내가 군 복무한 지 32개월쯤 되는 날이다. 제대 특명받기 한 달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이란 인물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박 대통령의 강성 이미지를 희석하는 역할- 당시에는 정보를 알 수 있는 매체가 신문, 방송뿐이어서 포장된 면도 있을 것이다-을 해서 국민들에게 많이 사랑받던 분이었는데. 그런데 장소가 놀랍게도 경비가 철통같을 기념식장이었다. 나를 비롯해 대다수 국민들은 이 사건에 어떤 음모가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그걸 누가 밝힐 수 있을 것인가? 역사를 돌아봐도 권력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인간들이 저지른 미궁에 빠지는 사건이 비일비재한 법 아니던가. 작가는 48년 전에 일어난 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일까..

[미국 장편소설]날개의 발명: 수 몽크 키드

날개의 발명: 저자 수 몽크 키드 | 역자 송은주 | 아케이드 | 2019.9.27 [소감] 남성에 의한 여성 강간의 역사를 다룬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란 책을 통하여 알게 된 작품. 위 책에 이 작품의 주인공인 "사라 그림케(Sarah Moore Grimké)" 이야기가 나오길래 프로필을 검색하니 우리말 프로필은 없고 주인공을 모델로 한 작품이 나와 있는 걸 발견하게 되어서 늘상 다니는 동네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하여 읽게 되었다. 도서관에 비치 안 된 것과 달리 인터넷상에 독자들의 서평이 많이 실려있는 걸 보면 꽤 많이 알려진 작품인 듯. 작품 내용은 우리나라로 치면 양반 명문가에 해당하는 미국 남부의 명문가의 두 자매가 자신들에게 주어진 안락한 삶을 기꺼이 포기하고- 작품에 이에 대한 갈등이 전..

[오키나와 장편소설] 기억의 숲 - 메도루마 슈운

기억의 숲(글누림비서구문학전집 10) 저자 메도루마 슈운 | 역자 손지연 | 글누림 | 2018.4.23. [소감] 태평양 전쟁 말기인 1945년, 민간인까지 자결해야했던 비극적이었던 섬인 오키나와의 부속섬에 미군이 진주하고 이들 중 몇 명-4명-이 한 소녀-사요코란 이름-를 강간하고 이에 대한 복수로 소녀의 이웃에 사는 청년-세이지란 이름-이 미군 중 한 명을 작살로 찌르는 사건이 일어났는데, 이 사건을 중심으로 당시 이를 목격한 소녀가 60년 뒤 이 사건을 되돌아보는 형식으로 쓰인 작품. 전체적인 분위기가 힘을 가진 이의 폭력에 의해 망가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과 주변인들의 이야기인지라 가슴이 못내 아프다. 특이한 점은 과거부터 살아온 인물 외에 노인이 된 소녀가 사건 당시 다녔던 학교에 강연하러 간..